달라스 한의사협회 회장 송경식
[2009년 단체장 인터뷰]
2009년 01월 09일 (금) 06:40:14 이영훈 기자 jinchaya@thekonet.com
 
   
박사 학위가 두 개나 있고, 30권 이상되는 책을 내는 등 꽤 알려져 있는  송경식 한의사. 하지만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 보따리는 그의 경력만큼이나 흥미진진했다. 언론에는 처음 공개한다는 그의 인생사와 신임회장으로서의 포부를 들어보자. 

> 미국에 온 지는.
“81년도였다. 주머니에 200불을 넣고 버지니아에 왔다가 친구가 있는 시카고로 옮겼다. 막상 가보니 무척 막막했다. 친구 아파트에서 석 달을 살면서 한인신문으로 직업을 구하다 드럭 스토어에서 40파운드 가량되는 짐을 2층으로 하루종일 운반하는 일을 했다. 일이 끝나면 친구가 매니저로 있는 옷가게 일을 서너 시간 봐주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와보면 한국에서 한의사가 왔다고 소문이 나서 환자들이 내 아파트에 찾아와 있었다. 나는 경희대 한의학의 전신인 동의학원을 나왔었다. 이분들을 다시 서너 시간 돌봐 드리고 음료상점에 가서 술을 나르다가, 마친 후에는 옆 바에서 기도노릇을 보고 집에 오면 새벽 2시 정도. 눈을 붙이는 시간은 고작해야 3~4시간이었는데 이런 식으로 석달 일을 하니 돈이 모이더라.”

> 텍사스에 한의원을 개업하기까지.
“모은 돈을 들고 인디아나 대학에 입학해서 그곳에서 공부했다. 학비를 벌어야 하니까 그곳에서 학생을 상대로 무술을 가르쳤다. 무술을 특별히 배운 것은 아니고 집안 대대로 내려온 무술을 자연스럽게 연마했던 것이다. 사실 한국에서 9공수부대에서 수석태권도 사범으로 군인들을 가르쳤고 미 8군 공수특전단 사범도 역임한 적이 있어 무술과 영어는 문제가 없었다. 동아리 형식의 클럽을 만들어 알음알음 찾아온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도장을 차리게 되었고, 동시에 양의사 한 분이 스펀서를 해 줘서 인디아나에서 한의사 클리닉을 시작했다. 그러다 시카고로 옮겨 한의원과 도장을 오픈했는데 같은 동네 미국 사범이 의사자격없이 의료행위를 한다고 날 모함했다. 내가 최초로 일리노이 주 양의사협회와 검찰에 기소되어 법정에서 싸우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한의라는 개념이 아직 잡혀있지 않던 때라 검찰측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애를 먹었다. 결국 그쪽에서 다른 주로 옮기면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여 한의사 면허가 있는 텍사스로 왔다. 이곳의 조항에 따르면 양의사가 스폰서를 서 주는 사람은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인정해 준다. 당시만 해도 임시면허에 불과해서 정식면허 법조항을 만드는데 내가 자문직을 맡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한의사들이 하나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에 한분 한분 다 접촉하여 협회를 조직하게 된 것이다. 정식면허가 시작됨으로 자격있는 분들은 다 구제되고, 난 이번으로 네 번째 협회장직을 맡게 되었다.”

 > 한의사가 된 계기는.
“아홉 살 때 무술대회에 나갔다가 허리를 다쳤다. 서울대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는데 하체에 마비가 왔다. 장기도 이상이 생겨 제대로 음식섭취도 못하고. 그렇게 견디다 피를 토하기도 했다. 병원에서는 더 이상 살 것 같지 않으니 집에서 쉬면서 임종을 맞으라고 했지만 생명이 그렇게 질겼다. 한의사였던 아버지가 포기하지 않고 처방을 해 주시다가 어느날 기적적으로 열이 오르고 사지가 떨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게 감각이 돌아와 점점 정상화되기 시작했다. 5년을 아파 누워 있었으니 이것을 만회하려고 열심히 무술과 명상을 병행했다. 나 같은 이런 힘든 경험을 겪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한의사가 되었다.”

> 무술집안으로서 내력은.
“역사가 상당히 깊다. 중국 태극권의 창시자가 장산봉 씨다. 이 사람에게 7명의 수제자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 자신의 무술을 이을 초대장문으로 송원교란 사람을 택했다. 바로 우리 조상이다. 그분은 <남파건곤무술>이라는 호를 썼고 그렇게 대대로 내려온 건곤파 책도 있는 등 집안이 무술가문으로 꽤 알려져 있다.”

> 한의학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은.
“과거에는 무당 비슷한 이미지였지만 지금은 위상이 높아졌다. 양의사들이 자신들의 한계를 인정하고 한의학에 대한 리서치를 하기 시작한 결과다. 왜 사람들이 한의학을 찾으며 어떻게 치료를 하는지 연구하다보니 결과가 좋아서 인정을 해 주기 시작한 것이다. 한의가 의료행위로 법제화 되는 계기는 FDA에서 침을 메디컬 디바이스로 인정해 주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침을 함부로 놓으면 범법행위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치 주사를 아무나 놓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 불법의료행위단속 홈페이지를 만든다는데.
“불법으로 하는 사람들을 단속하여 처벌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홍보해서 추방 등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예방을 하자는 것이다. 이곳은 면허가 있는 곳이라 다른 주 면허를 가지고 의료행위를 해도 불법이 된다.”

> 정기무료진료 추진상황은.
“한의치료를 가장 필요로 하시는 분들이 노인들 일 것이다. 우리 협회분들과 함께 오는 3~4월 중에 무료진료를 할 계획이다.”

> 협회장을 오래 하고 있다.
“혼자 힘으로 끌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과 같이 하는 것이다. 우리 협회분들은 마음이 열려있고 서로 경쟁의식이 아니라 동료의식을 갖는다. 모범적인 단체라고 생각한다.”

> 달라스 한인들에게 한마디.
“돈과 명예도 중요하나 가장 우선적인 것은 건강이다. 새해 많은 분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한의사로서의 내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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