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만에 찾는 고국 땅
[ 고국 방문기 ① ]
2009년 07월 24일 (금) 07:38:46 송경식 전승한의원장
바쁜 미국 생활 속에서 휴가는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 올해 휴가는 한국엘 다녀올 계획을 하고 일정을 준비하게 되었다. 마침 한국 여행기를 써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에 흔쾌히 응하고 이글을 쓴다. 이번 휴가는 나에게는 어느 때 휴가보다도 뜻 깊은 휴가가 아닌가 한다. 딸아이의 15세 생일과 집사람과 나의 21주년 결혼기념일이 이번 휴가 안에 끼여 있기 때문이다.

매해 결혼기념 여행으로 결혼 기념을 축하하려고 계획한 것들이 새해가 되면 꼭 다른 일들이 생겨서 집사람에게 한 번도 제대로 약속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한국엘 다녀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또 우리 아들이 베일러 대학에 다니는데,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한국에 대한 그리움을 충족시켜주기 위해서 반드시 다녀와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었다.

6월 14일 일요일 아침 일찍 출항시간 3시간 전에 달라스 공항에 나가니 충분하리라 생각 했던 시간이 겨우 여유 없이 맞춰졌다. 공항 직원의 조언으로는 2시간 전에만 나오면 된다고 했는데, 그동안 복잡해진 공항 안전 관계로 3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준비를 했는데도 겨우 시간이 맞춰진 것이다. 인간은 스스로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하여 법과 규칙을 만들고, 인간이 스스로 만든 그 법과 규칙에 스스로 묶이고 구속이 되어서 스스로를 불편하고 힘들게 된다.

인간 스스로가 만든 이 같은 규칙이 이미 족쇄가 되어있는 현실을 보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실에 많은 생각이 교체된다. 테러에서의 안전을 위하여 만들어진 법칙으로 우리를 돕고자 만든 것은 분명하나, 그 시행하는 과정에서 얻는 것만큼이나 잃는 것도 많은 것 같다고 느껴졌다. 너무 불편하고 형식적인 절차가 바쁜 생활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는 걸림돌이 되었다. 테러자들이 만약 테러를 한다면 수많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한사람의 도둑을 열사람이 못 잡는다’는 옛날 우리 속담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안전을 고려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단지 검색이 너무 형식적이고, 또 불필요한 검색이 여러 생각을 교차하게 만든다. 레이저 검사대를 거치는 과정에서도 여행자가 방사선에 노출되는 데에 대한 건강이 걱정되었다. 물론 건강을 해치지 않는 정도라고는 하지만, 방사선에의 노출은 결과적으로 우리 몸의 DNA 손상을 초래할 수가 있어 아무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그리고 이로 인하여 여러 질병들이 발생될 가능성에 심히 염려가 되었다. 여행을 자주 해야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경우라면 심각할 수도 있다고 본다. X-Ray나 MRI에 자주 노출이 되면 우리 몸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된다. 이것과 크게 다를 수가 없다고 생각됐다.

‘아, 세상 살아가는 것이 갈수록 복잡하고 어려워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여행의 즐거움과 설렘 속에서 여행의 첫발을 떼게 되었다. 30년 전 단돈 200불로 시작한 미국 이민 생활인데 어느덧 환갑이 가까워진 나를 보니 스스로 안타까워진다. 20녀 년 전 미국서 하고자 하는 일들을 다 마치고 나니 결혼 적령기를 훨씬 넘긴 상황이 되었다.

중매로 집사람을 만나서 일주일 데이트에 일주일이 되던 날 결혼식을 하고, 며칠간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이주일 만에 미국으로 혼자 들어왔다. 집사람한테 내가 못한 부모님에 대한 효도를 잠시라도 대신해달라고 부탁하여 시댁에 들어가서 6개월간 고생을 하고 들어왔는데, 아내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런데 그 후 세월이 20년이 넘었다. 한국에는 어머님이 아직 생존해 계시고, 형제들, 그리고 처가 쪽에도 장인, 장모님과 형제들이 있기에 더욱 설레는 여행이 되었다.

한국을 방문 하는데 하나 걱정이 되는 것은 아이들의 시각이 어떨까 하는 염려였다. 한국에서 사는 어른들의 시각도 걱정이 되었다. 혹시 버릇없는 아이들로 비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인 사고의 차이는 쉽게 극복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효도를 인성교육의 첫째로 뽑고, 미국은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을 먼저 강조한다. 효도라는 개념은 미국 사고방식에서는 이해가 부족한 개념이다. 효도라는 단어는 filial piety라고 하나 이 단어를 이해하는 사람조차 없다. 그냥 good parenting만 강조하는 곳이 이 미국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한국은 효도를 먼저 강조하는 고로 근본적인 생각의 차이를 극복하기가 어렵다. 이 두 가지의 개념을 잘 조화시키는 것이  이상적인 인성교육이 될 것이다.

바로 이것이 이민 온 한국교민들이 자식들과 부닥치는 중요한 핵심이다. 부모들은 우리 자식들은 한국인이기 때문에 이 개념을 자동으로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미국에서 교육을 받는 자식들의 입장에서는 부모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너무 많아 서로 대화가 단절되는 것이다. 떠나기 전에 아이들에게 어른들에게 말은 어떻게 하고 행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을 몇번이나 일렀다.

미국 생활 30년 동안 몇 번 방문한 고국이지만 미국생활이라는 것이 오래 떠나있을 수가 없었던 이유로 짧으면 며칠, 제일 길었던 경우가 집사람과 결혼할 때 2주였다. 그리고 최근 20년 동안은 한국에 다녀온 적이 없는 것 같다. 특히 집사람은 결혼한 이후 거의 이십 몇 년 만에 처음 3주 동안의 여행이라서 많이 들떠있었다. 친지들 선물과 한국에서의 계획 등 잠을 이루지 못하고 몇 주가 흐른 것 같다. 과연 한국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나 역시 잠을 설치고 있었던 여행이다.

한국행 비행기요금은 몇 달 전 미리 구입을 하였는데도 여름에는 이용자의 수요가 늘어서 많이 올라 있었다. 그래서 일본을 경유하는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미국항공기 편으로 일본 나리다 공항을 경유 인천 공항으로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미국항공기가 거의 두 시간 연착을 하여 일본에서 인천공항으로 연결하는 편도를 놓치고 그 다음 비행기로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거의 24시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

아, 한국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내가 너무 달라져 있거나 한국이 나에게 너무 달라진 나라가 되어 있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 속에서 한국 여행이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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